이 대통령 투표지 부족 나도 안이, 청년들 지적에 감사 [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도중 시민언론 민들레 김성진 기자의 언론개혁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 일부 언론이 쌍따옴표를 써서 주관적 견해를 객관적 사실인 양 전달하는 폐해가 있다며 손동작을 해보이고 있다. 2026.6.8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나도 많이 반성한다”며 너무 안이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 참으로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뗐다. 이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는) 부정선거론하고 뒤섞여있긴 한데 좀 다르다”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걸 끊임 없이 선동하고 세뇌하고 세력화 수단으로 삼는 것과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투표를 못 할 수가 있어’라는 문제 제기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런 입장 표명은 국민의힘에서 정부나 심지어 이 대통령 본인의 책임도 묻는 상황에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젊은층에게 공감하고 반성하는 대목이 없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주권 감수성 부족, 이런 게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들더라”며 오히려 주권에 대한 감수성이 뛰어난 (청년들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라고 제기한 것에 대해서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 고민을 하게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다. 감사원 감사도 못 받는 거로 결정 났다”라며 행정부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아무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독립기관의 문제이기에 저 혼자 또는 국회가 따로 하기보다는 정부 주요 요인들이 모여 헌법상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어떻게 접근하는 게 맞는지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며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헌법재판소 책임자들이 모여 오후에 얘기를 해보자고 제안해놓은 상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4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 회동을 할 예정이어서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 외신 기자
주말에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한국에서 여러 시위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이 사태와 관련해서 특히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 대통령께서 이미 언급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혹시 대통령께서 추가로 대책을 강구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여쭙겠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
사실 어처구니없는 일이죠. 첨단 대한민국,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 이 모든 걸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거죠. 아마 소위 민주주의 발전도가 낮은 국가들이 봐도 투표지가 부족해서 투표를 못 했다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겁니다. 충격일 거예요.
김민석 총리님께서 전국에 이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낸 비판적 의견을 낸 대학 총학생회장들하고 만나서 대화하는 내용을 제가 봤습니다. 사실은 이게 부정선거론하고 좀 뒤섞여 있긴 한데 좀 달라요. 그러니까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거를 계속 끊임없는 선동과 세뇌를 통해서 뭔가 세력화의 수단으로 삼는 거하고. 어떻게 투표를 못 할 수가 있어, 우리 대한민국에서? 라는 문제 제기는 완전히 차원이 다릅니다. 지금은 약간 뒤섞여 있는 것 같지만 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서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도 그 생각을 못 했거든요. 아, 이거 뭐 열 몇 명이 투표를 못 했다는데. 투표 결과에 영향도 없고라고 생각한 측면이 없지 않거든요. 문제는 있지만 참 한심하다. 어떻게 이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독립기관 선관위가 어떻게 저런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그것도 낮에 2시부터 부족하다고 얘기했다는데 대책도 없이 그걸 방치해 가지고 일부러 그랬나? 뭐 이런 생각이 들 정도까지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구조적인 문제로까지 접근을 못 했던 거죠.
그런데 여기에 이제 많은 주로 청년들, 청년들이 문제 제기를 하는 과정을 보면서 아, 나도 참 민감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거 아닌가? 예를 들면, 원리 원칙에 대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투표권 행사를 정부가 저렇게 대책 없이 속된 말로 어영부영 대충 해가지고 주권 행사를 못 하게 했다. 이거는 표의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다. 국민 주권에 대한 존중이 말만 있었지 실제로는 없었던 거 아니냐? 라는 문제 제기로 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인 거예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종의 맨날 뭐라 그럴까요? 그러니까 둔감해졌다고 그럴까? 주권 감수성 부족? 이런 게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저도 들더라고요. 오히려 주권에 대한 감수성이 뛰어난. 그래서 이게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원칙에 관한 문제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다라고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많이 반성하죠.
그래서 좀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안일했어요. 사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고 물론 여러분도 아시지만 감사원 감사도 못 받는 걸로 결정났잖아요. 자체적으로 알아서 해야 되는 거다. 행정부는 말할 것도 없죠. 우리는 아무 말도 못 해요. 예산이나 편성해주고 인력 채용하면 그 예산이나 해주는 정도지 뭐 어떻게 운영하는지 뭐 뭘 해도 우리는 아무런 감사도 못 하고 말도 못 하고. 말도 하면 안 돼요. 일체 관여를 하면 안 돼요.
그래서 결국은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 이 범죄 혐의가 있는 거 아닐까? 해서 제가 그럼 최소한 진상은 밝혀봐야 되겠다. 일부러 그랬나? 또는 뭔가 근본적 구조적 문제가 있나? 그런데 알아야 될 거 아니에요. 알 길이 없으니까 감사도 안 되지요. 뭐 우리 막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물어보지도 못해요. 물어보면 안 돼. 결국은 고발도 들어오고 해서 수사를 해보라고 제가 합동수사본부 꾸려서 빨리 하자 했고 이게 독립기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저 혼자 또는 국회가 따로 이렇게 하기보다는 정부 주요 요인들이 좀 모여서 헌법상 시스템의 지금 문제가 생긴 거다.
헌법 시스템에 헌정 시스템에 그러니까 우리가 오후에 만나서 어떻게 접근하는 게 맞는지 의견을 한번 들어보려고 해요. 선관위원장은 사퇴하셨으니까 빼고. 국회 또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헌재 이렇게 좀 책임자들이 모여서 한번 오후에 얘기를 해보자고 제안해놓은 상태입니다. 뭐 그것도 제 마음대로… 안 오면 알 수 없어요. 그것도 독립기관들이기 때문에. 그냥 한번 얘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뭐 저걸 가지고 저래. 또 그 부정선거야라고 할 건 아니다. 그거와는 좀 다르다. 좀 더 감수성 있게 민감하게 우리가 대응하고 대비 대처해야 될 일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고맙게 생각합니다. 적당히 넘어갈 뻔했는데 적당히 넘어갔으면 이런 일이 또 생겼을 거 아니에요.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해 준 청년들에 감사드립니다.
한편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가 8일로 3박4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말 동안 강경 보수와 거리를 두는 식으로 전개돼 기성세대 시위와는 확연하게 다른 점을 보였던 시위가 월요일인 8일에는 또 달라졌다. 사태 초반 광화문 아스팔트 보수 로 상징되는 강경 보수 세력이 부정선거론 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높여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 지방선거 나흘째인 7일부터 새 주축이 된 2030 세대가 선관위의 실책을 부른 시스템의 결함과 참정권 훼손 문제를 시위의 중심으로 옮겨놓고 있었는데 다시 60대 이상 점유율이 늘어났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게릴라식 참여 20·30대 태극기만 흔들자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7일 오후 4시 기준 개표소로 사용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만 3300여명이 모였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시간 기준 올림픽공원 내 실시간 인구는 최소 2만 6000명에서 2만 8000명이며 20대(24.7%)와 30대(25%)가 절반을 차지했다.
8일 오전 9시 30분 같은 곳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950여명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위 중이어서 자정쯤 8000여명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이들은 투표함 반출을 막겠다며 경기장 출입구 10곳을 봉쇄하고 있으나 전날보다 구호 소리는 작아진 상태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시각 올림픽공원 내 실시간 인구는 8000~8500명으로, 60대 이상(23.9%)이 가장 많았다. 생활 인구를 감안해야 하지만, 주말 내내 20대가 30% 안팎으로 최다 연령층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위 참가자 상당수가 주말이 지나면서 학교와 직장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개표소를 봉쇄한 시위가 3박 4일 이어진 7일 손글씨로 쓰인 투쟁 지침 포스터가 눈길을 끌고 있다. 2026.6.7 연합뉴스
앞서 6·3지방선거 당일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보수 정치인과 극우 유튜버를 비롯해 시민들이 부정선거 를 제기하며 투표함 반출을 저지했다. 경찰은 투표소 봉쇄 35시간만인 지난 5일 경찰 1000여명을 투입해 투표함 두 개를 반출, 핸드볼경기장에 차려진 개표소로 이송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작업을 하는 동안 투표소를 봉쇄했던 인원이 개표소로 재집결했고, 8일까지 3박4일째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 인원은 토요일인 6일 밤 경찰 비공식 추산 한때 3만명을 넘었으며, 시간대에 따라 늘고 줄고를 반복하고 있다. 현장 곳곳에 성조기 자제령 이 내려졌다. 20·30대 참가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지침으로 실제 성조기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이번 사태와 미국이 관계가 없을뿐더러 성조기가 주로 극우 단체의 상징물로 여겨진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시위 물품은 태극기로 한정했다.
아울러 재선거 , 참정권 침해 , 애국가 만 외치자고 호소했다. 강경 보수의 캐치프레이즈인 부정선거론 과 혐중(중국을 혐오하는 정서) 몰이 를 자제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지난 7일 밤 서울 송파구 개표소였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 모여 있다. 성조기가 전혀 보이지 않고 태극기만 눈에 띈다. 2026.6.8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가 계속되고 있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티켓박스에 재선거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6.6.8 연합뉴스
주최자 없는 자발적 집회…강경 보수는 밀려나
명확한 주최자가 없는 가운데 손으로 쓴 피켓은 자율성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보수 단체가 매주 주최하고, 중·장년층이 주축이 되는 광화문 아스팔트 집회 와는 결이 다른 대목이다. 이런 집회엔 대량 인쇄된 피켓, 대형 무대 등이 등장한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올림픽공원역 일대에서 성조기를 파는 상인을 자제시키는 청년 참가자의 모습과 함께 여기는 광화문이 아니다 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 당시 탄핵 촉구 집회 에서 주로 보이던 기부 문화도 등장했다. 카페 선결제, 간식차, 음료·보조배터리 등 기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들이 맞물리면서 기존 강경 보수 세력의 불만은 쌓이고 있다. 이날 성조기를 든 참가자들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 고령층 참가자는 성조기 내려달라 는 요구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월요일 규모 줄고 연령대 달라지며 다시 부정선거
이런 시위 양상은 8일 참가자 규모와 연령 구성이 변하며 달라졌다. 재선거 로 통일됐던 구호는 강성 보수 단체가 주장하는 부정선거 등으로 양분되며 노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재선거만 외쳐달라 , 태극기만 흔들어달라 고 적혀 있던 시위 벽보에는 굵은 펜으로 부정선거 구호 가능 , 성조기 가능 등의 문구가 덧씌워졌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참가자가 재선거 만 외쳐야 한다는 참가자를 강성진보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대진연)으로 몰아세우며 크고 작은 언쟁도 일고 있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56·본명 전유관) 씨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참가자들을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기동대 350명가량을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가자는 경찰이 개표소인 핸드볼경기장 도면을 든 모습을 목격했다며 강제 해산 조치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며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돌발상황 관리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올림픽공원 내 체류 인구는 1만~1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파이낸셜 뉴스는 전했다. 60대 이상이 25.2%로 가장 많았으나, 10~20대도 22.3%에 달했다. 10명 중 2명 이상은 청년이라는 의미다. 또 30대는 18.0%, 40대 18.8%, 50대 15.8%로 기록됐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고성이나 언쟁, 욕설은 줄었다. 대신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이 교대하자, 박수를 보냈고, 이동 과정에서도 차례를 지켰다. 또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 정리하거나 태극기를 버리지 말고 다음 참가자를 위해 반납해달라고 안내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