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보고 1억 건넸을텐데... 전성배 정자법 1심 무죄 [사람들] 상설특검 출석하는 건진법사 전성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치권 인사와의 친분을 앞세워 2018년 1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 출마를 준비하던 사람으로부터 불법 자금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건진법사 전성배(65) 씨가 정치자금법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는 2018년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경북 영천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 정재식(62) 전 영천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선고 공판에서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고 무죄를 언도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개인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접 정치활동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며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자금이 윤한홍 등 정치인에게 전달됐다고 확정하기도 어렵다 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의적·예비적 공소사실인 전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내렸다. 고 판사는 돈을 받은 후 실제 공천을 위해 윤한홍 등 정치인을 접촉하면서 노력했던 정황이 보인다 면서도 인맥이나 인력을 과시해 정치인에게 전달하려는 것처럼 기망하거나 처음부터 돈을 목적으로 했다고 볼 수 없다 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전달된 1억원 역시 정치자금으로 사용될 것이 명백히 예상됐다고 보기 어려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처음부터 돈을 편취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속였다기보다는 실제 공천 과정에서 도움을 주려 했으나 예상과 달리 공천에서 탈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른 정치인을 연결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정도만으로는 정치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돼 징역 2년이 구형된 정 전 예비후보와 이를 방조한 혐의를 받은 피고인 2명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 검찰 수사 과정에 축구 선수 출신 이천수 씨의 증언이 화제가 됐다. 이씨는 전씨와 윤 의원의 전화 통화를 목격했고, 현금 1억 원을 보자기에 싼 채로 전달한 장면도 지켜봤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기억력이 좋다며 자리 배치와 대화 내용, 전화 통화가 이뤄진 시점까지 자세히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피고인 전씨는 기도비와 활동비 명목의 돈이라며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는데 1심 재판부가 일단 그의 손을 들어줬다. 전씨가 윤한홍 의원과의 친분을 앞세워 장기간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교부받았다는 게 검찰 측의 판단이다. 검찰은 전씨는 공정해야 할 공천에 부정한 영향을 끼쳤다 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전씨 측은 문제 된 돈이 어디까지나 기도비 내지는 활동비 명목의 비자금이었다고 맞섰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자 전씨를 이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전씨는 이와 별개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청탁을 받고 8000여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건희 씨에게 전달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은 이 사건 1심에서 전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의 선고는 검찰의 5년 구형보다 1년을 늘린 것이었다. 이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전씨가 김성제 의왕 시장에게 의왕무민밸리 조성사업 추진을 요청했고, 그 과정에 알선 대가로 무민 캐릭터 사업을 추진 중이던 콘랩컴퍼니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유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전씨)은 민간사업과 관련해 공무원들에게 청탁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된다 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의 당내 경선을 돕기도 하고 대선 선대위 산하 조직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며 고위 공직자 등과의 친분을 형성하고 이를 이용해 사기업 지원 등에 이르러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 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전씨는 세 가지 알선수재 행위(김건희 씨 공동범행 포함)로 유죄 선고를 받았는데, 이 중 재판부가 인정한 콘랩컴퍼니로부터 수수한 금액이 1억 6700여만 원으로 가장 컸다. 전씨의 금품 수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변호인 A씨도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다만 김 시장이 전씨의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했는지, 사업 추진 과정에 위법 요소가 있었는지 등은 기존 수사와 재판에서는 직접 판단 대상이 아니었다. 이에 개발사업 비전문가인 전씨의 입김이 김 시장에게 작용한 배경 은 무엇이었는지 의혹이 제기돼 왔다. 김 시장 측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 술수 라는 취지로 반박했고, 의왕시도 무민공원 조성과 건진법사의 연관성은 없다 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지난 10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의왕 무민공원이 위치한 의왕백운밸리 개발사업지 관련 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압수수색 대상 업체는 의왕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의 자금 운용 등을 맡고 있는 의왕백운밸리AMC 등이다. 앞서 특수본 측은 지난달 13일 의왕시청사와 의왕 무민공원 등을 방문하며 일부 자료를 임의 제출 받는 등 현장조사를 벌였는데 20여 일 만에 강제수사로 전환한 것이다.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