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네 번째 공동 수소 프로젝트 승인… BMW, 에어버스, 미쉐린 등 참여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럽연합(EU)이 본격적인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각) EU 집행위원회는 수소 연료 사용 촉진을 위해 최대 14억유로(약 2조714억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 이동성(mobility) 및 운송 부문 배출량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U, 수소 생태계 구축에 박차...
네 번째 수소 IPCEI 프로젝트 승인
EU 집행위원회가 네 번째 수소 부문 ‘공동이해관계 프로젝트(Important Projects of Common European Interest, IPCEI)’를 승인했다.
IPCEI란 역내 경제 및 산업 성장, 고용 창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공공 지원 프레임워크로 2014년 도입됐다. IPCEI 프로젝트로 지정되면 EU의 엄격한 국가 보조금 규정이 완화된다.
EU는 역내 단일시장 형성과 유지를 위해 EU 경쟁법을 도입, 회원국이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규제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보조금은 EU 집행위원회의 사전 심사를 통해 역내 시장 왜곡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Hy2Move’로 명명된 이번 IPCEI 프로젝트는 EU의 네 번째 수소 가치사슬 구축 프로젝트로, Hy2Tech, Hy2Use, Hy2Infra의 뒤를 잇고 있다.
Hy2Move는 수소 연료 사용 촉진을 통한 지속가능하고 편리한 교통 시스템 구축과 이동성 및 운송 부문 배출량 90% 감축을 목표로 한다.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EU의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
이번 프로젝트는 에스토니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스페인 등 7개 국가가 공동으로 추진하며, 참여국들은 최대 14억유로(약 2조714억원)의 공적 자금을 제공한다. 여기에 33억유로(약 4조8828억원)의 민간 투자가 추가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개별 기업에 대한 원조는 필요한 적정 수준 이하로 제한돼 있으며, 프로젝트가 성공해 추가적인 순수익을 창출할 경우, 기업은 지원받은 보조금 일부를 회원국에 반환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IPCE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11개 기업이 13개의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것이며, 참여 기업에는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참여 기업들은 EU 전역의 대학, 연구기관, 중소기업 등 200개 이상의 조직과 간접적으로 협력하게 될 예정이다.
Hy2Move 프로젝트 구조도 / EU 집행위원회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수석 부집행위원회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버스, 트럭, 선박, 기차 등 이동성 및 운송 부문의 수소 전환을 위한 것이라며, Hy2Move 프로젝트는 Hy2Infra 프로젝트에서 구축한 수소 인프라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주제로는 운송 수단에 수소 시스템 통합,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기술 개발, 수소 에너지 저장 솔루션 개발 등이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프로젝트는 2031년경 완료될 예정이며, 36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참여 기업으로는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업 에어버스(Airbus), 독일 자동차기업 BMW, 프랑스 타이어 제조회사 미쉐린(Michelin) 등이 있다.
그린수소, 천연가스보다 4~10배 비싸...
정부 지원 없이는 수소 전환 어려워
EU 집행위원회가 수소 산업에 대규모 지원을 시작한 이유는 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4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에퀴노르(Equinor), 독일 가스기업 유니퍼(Uniper) 등의 기업 임원들은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플레임가스 및 LNG 컨퍼런스(Europe Flame Gas and LNG Conference)에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에너지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규제도 완화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지원 없이는 천연가스보다 4~10배 비싼 수소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U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2030년까지 그린수소 1000만톤을 역내 생산, 1000만톤은 수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니퍼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chief commercial officer) 카스텐 포핑파(Carsten Poppinga)는 “에너지 전환에 드는 돈을 시장에서 지불할 수는 없다”며 시장을 변화시키려면 보조금 등 상당한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유럽의 그린수소 전략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며, 실패할 시 탄소 집약도가 높은 천연가스 발전소만 남아 과거로 회귀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