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추월 미 정부빚 이자액 10년 뒤 예산 최대항목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달러 지폐. 2015년을정점으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는 쇠퇴하고 있다. 자료자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는 2015년 정점에 도달한 뒤 쇠퇴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등장 이후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4~5년 내에 장기금리 급상승을 수반하는 금융 쇼크(위기)가 올 수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 중 한 사람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21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따라서 일본은 미국 국채에 편중된 투자에서 벗어나고, 은행 시스템 등 금융 인프라를 쇄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외부상황도 일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로고프 교수는 트럼프 2기 정권이 시작된 지난해(2025년)에 달러 자산 이탈이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됐을 때 단기적인 시장동향과 거리를 두면서 배경에 있는 큰 흐름에 주목하라고 했다. 지난해에 출간된 그의 새 책 (Our Dollar, Your Rroblem)에서 그는 5~10년 안에 금리 상승을 동반하는 ‘쇼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가 2026년 3월 16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인도 구자라트 주 문드라 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6.3.16. 로이터 연합뉴스
4~5년 안에 금융위기 가능성
지금은 4~5년 안으로 더 앞당겨졌다고 본다. 트럼프 정권 아래서 정부채무 수준이 높아지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독립성은 낮아졌다. 쇼크에 대한 내성이 약해지고 있다.”
그는 쇼크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형태로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이 세계경제의 혼란이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리먼 위기(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이 촉발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등에 따른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때는 금리가 내려갔다. 만일 이런 상황(금리 상승)이 계속 이어진다면 쇼크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3월 21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 알리 모하마드 나에이니 장군과 그의 동료 아미르 호세인 비디의 관이 실린 트럭을 따라가는 장례 행렬. 2026.3.21.AP 연합뉴스
트럼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완화를 생각하면 5년 안에 거대한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로고프 교수는 그것이 금리 상승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달러 지배력 약화 ‘내부 요인’은 정부 부채
5년간 3배로 급증, 2035년까지 최대 예산항목
그렇다면 10년 뒤 달러는 어떻게 될까?
주요 통화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지배력은 계속 떨어질 것이다. 중국 위안이나 유로, 그리고 암호자산(가상 통화)이 훨씬 큰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축통화의 변천은 수십년간 진행되는 완만한 과정으로, 다극체제라는 중간단계를 거치게 될 것이다.”
달러의 지배력이 떨어지는 ‘내부 요인’은 미국의 정부부채다. 이에 대한 이자 지불 부담은 최근 5년간 거의 3배로 급증했다. 미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2035년까지 최대 예산항목이 될 것”이란다. 미국 연방예산에서 최대 항목은 의무지출(Mandatory Spending)인 사회보장/의료 부문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이 국방비인데, 재량지출(Discretionary Spending) 중에는 국방비가 가장 큰 항목이다. 미국은 예산에서 이미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국방비(2027년까지 1조 5000억 달러로 늘릴 예정)보다 더 많은 예산을 정부 부채 이자 갚는 데 쓰고 있다. 2035년까지는 사회보장/의료 부문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정부 부채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팽창하는 정부 부채 이자 지불로 압박을 받는 미국정부 재정. 2020년대 전반기에 이자 지불액(짙은 선)이 국방비(옅은 회색선)를 넘어섰다. 단위:조 달러, 자료 출처 미 의회예산국(CBO) 일본경제신문 3월 21일
‘외부 요인’은 중국 위안화의 대두
‘외부 요인’은?
시진핑 중국 주석은 최근 (중국공산당의 정치이론지에서) 위안을 국제적인 준비통화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가) 그렇게 명확하게 말한 것은 처음”이리고 로고프 교수는 말헸다. 위안화에는 자유롭게 자본이동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으나 중국이 단기 국채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면 중요한 전진이 이뤄져, 중국 투자가가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중국 최우선 과제는 대만이다. 침공하거나, 봉쇄하거나, 또는 편입으로 가는 장기적인 합의를 모색할 것이다. 미국은 (달러 결제 동결 등의) 대규모 경제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위안을 국제적인 준비통화로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뇌리에 있는 것은 바로 그 점(경제 제재)일 것이다.”
미국정부의 AI규제 철폐는 역사적 과오”
미국정부는 인공지능(AI)을 통한 고성장을 주장한다. AI패권이 달러의 지위를 지켜 줄까?
그럴 수 있지만 AI의 어두운 면을 무시할 수 없다. 화이트칼라 층의 대규모 실업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AI가 만들어내는 이익은 실제로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층에게로 흘러간다. 이익의 많은 부분이 투자자에게 회수돼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세수가 늘어나기 어렵다. 전쟁의 생산성도 비약적으로 높아져 매우 파괴적인 것으로 될 수도 있다.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삼은 미국정부의 (AI)개발 규제 철폐는 역사적 과오다.”
‘플라자 합의’ 없었다면 일본 1인당 GDP 20% 높을 것
1985년의 플라자 합의는 달러 강세를 약화시켜 기축통화의 지위 저하를 피한 반면, 그로 인한 엔 강세가 일본경제의 침체를 불러 엔의 국제화도 멀어졌다. 미국의 기축달러 체제가 흔들리는 지금 일본은 어떻게 될까? 일본의 경제, 금융 정책은 어떻게 될까?
물가 상승을 가미한 일본의 실질금리는 앞으로 5~10년간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낮아서, 놀라울 정도의 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조정 프로세스로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이다. 새 정권(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성장률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예산에서 점하는 방위비(국방비) 비율도 올라갈 것이다. 지금은 1% 이하인 일본의 실질 장기금리가 2% 가까이로 상승하더라도 로고프 교수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엔의 국제적인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
일본은 역사적으로 해외 투자자가 엔 자산을 보유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억제하는 정책을 취해 왔는데, 그런 방침은 재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1980년대의 컴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 인프라를 쇄신하는 일이다.
플라자 합의가 없었다면 엔은 더 국제화돼 있을까?
”단기간에 환율이 100% 가까이 상승한 것은 대참사였다. 그것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지금보다 20%는 더 높아졌을 것이다. 플라자 합의는 대단히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만일 그때 연착륙을 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 일본 상황은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다.
유럽이 러에 취약한 것보다 한·일이 중에 더 취약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위키피디아
로고프 교수는 일본은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 있지만 ”일본과 한국은 (경제규모가 큰) 중국으로부터도 다양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면서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 안보 등의 면에서 취약한 것 이상으로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 더 취약하다 며 이는 향후 몇 년간 일본(그리고 한국)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