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 CEO, EU ETS는 구식...전면개혁 필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BAS.DE)의 최고경영자가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높은 에너지 비용과 중국산 저가제품의 공세, 과도한 환경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산업계에 ETS가 더 큰 짐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바스프의 마르쿠스 카미에트(Markus Kamieth) CEO는 인터뷰에서 EU의 ETS는 구식(outdated) 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유럽은 오염에 대해 기업이 처벌적 비용을 부담하는 세계 유일의 지역 이라며 이로 인해 유럽 대륙의 중공업이 심각한 경쟁 열위에 놓이게 됐다 고 밝혔다.
유럽화학산업협회(Cefic) 회장이기도 한 그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에너지 가격과 탄소 비용 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BAS.DE)의 마르쿠스 카메이트 최고경영자가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챗gpt 생성이미지
2030년 탄소비용만 연간 1조5000억원
EU의 대표적 기후정책인 배출권거래제(ETS)는 일명 ‘캡 앤 트레이드(cap and trade)’ 방식으로 불린다. 정부가 각 기업에 배출해도 되는 총량 한도(Cap)를 설정한 뒤, 기업이 이를 초과해 배출할 경우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배출 총량보다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은 한도를 판매(Trade)할 수 있어 기업들의 탄소 감축 유인책이 된다.
다만 산업계에 과도하게 낮은 총량 한도를 설정하면 기업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그동안 일정량의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해왔다. 그러나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과 맞물려 이 무상 할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카미에트는 과거에는 ETS를 통해 산업을 탈탄소화하도록 압박하고 CBAM으로 보호한다는 구상이 통했지만, 무역 긴장과 중국의 과잉 생산, 높은 에너지 비용이라는 새로운 현실 속에서 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총리 역시 올해 말 예정된 ETS 검토 과정에서 무상할당 폐지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것이다.
카미에트는 BASF가 이미 매년 세 자릿수(백만유로) 규모의 ETS 배출권을 구매하고 있다며, 제도 변화와 개혁이 없다면 향후 1년간 이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30년대에는 ETS 관련 비용이 연간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 80% 급감…유럽 화학업계 ‘경고등’
카미스 대표는 ETS로 산업의 탈탄소화를 유도하고 탄소국경세로 보호한다는 낡은 사고방식 은 무역 긴장과 중국의 과잉생산, 높은 에너지 비용 속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것(outdated)이 됐다 고 지적했다.
화학산업은 철강·자동차·건설 등 대부분의 산업 생산의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기반 산업으로, 유럽 제조업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유럽화학산업협회(Cefic)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유럽 화학 부문 신규 투자는 전년 대비 80% 급감했고, 공장 폐쇄 건수는 두 배로 늘었다. 바스프 역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줄고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출 감소세를 겪고 있다. 2025년 이자·세전이익(EBIT)은 16억유로(약 2조7000억원)로, 전년 20억유로(약 3조4000원)에서 감소했다.
카미에트의 발언은 벨기에 앤트워프 항에서 열린 에너지 집약적 산업 정상회의 를 앞두고 나왔다. 이 행사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메르츠 독일 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EU 정상들은 비공식 회의를 열고 침체된 유럽 경제 회복 방안을 논의한다.
보호무역 함정 빠져선 안 돼”
카미에트는 유럽 화학업계가 900~1000건에 이르는 2차 입법에 직면해 있으며, 상당수가 EU의 녹색 규제와 연관돼 있다 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은 탈탄소화뿐 아니라 관료주의 간소화에도 집중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제안하는 공공조달의 현지 제품 우선 구매제도인 자국산 부품 사용 규정(Local Content Requirements) 안에 대해서도, 그는 장기적 해법이 아니다”라며 유럽이 보호무역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탄소 감축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EU의 정책 균형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