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다주택 공직자 부동산 정책 논의 배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 입장하고 있다. 2026.3.20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등 공직자의 부동산 정책라인 배제 라는 고강도 공직사회 압박 카드를 꺼내 들며 다시금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에 고삐를 조였다.
이 대통령은 22일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 고 공개했다. 이 같은 지시는 지난 주에 내부 회의 석상에서 구두로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입법이 완료됨으로써 검찰개혁 후속 논의의 첫 단계가 일단락된 만큼, 또 하나의 핵심 과제인 부동산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과 전날 X에 글을 올려 사업자용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문제를 지적하는 등 한동안 뜸했던 부동산 SNS 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동시에 이 대통령이 공직사회를 향해 여전히 확고한 부동산 개혁 의지를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리려 채찍질 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다주택 공직자 정책 배제는 그간 부동산 급등기 민심 이반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바 있지만,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가능성 등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실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주택 보유가 많을수록 유리하도록, 집값이 오르도록 세제·금융·규제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 라며 그런 제도를 만들거나 방치한 공직자가 이를 악용해 투기까지 한다면 비판을 넘어 제재까지 받는 게 마땅하다 는 논리를 내세워 실제 배제 조치에 나섰다.
앞으로 다주택 보유에 유리하지 않도록 게임의 규칙 을 만들어야 할 심판 인 공직사회가 조금이라도 불공정하게 보일 경우, 과거 문재인 정부의 LH 사태 처럼 부동산 정책은 물론 정부 전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직사회를 향해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더 엄격한 정책을 만들어내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 과제 라며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는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된다 고 강조했다. 나아가 부동산, 특히 주택 가격 안정은 이 정권의 성패가 달린 일이고,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일 이라고도 당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2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 시절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 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22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논의 과정에서 다주택 공직자를 원천 배제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보여주기식 정치 ,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다주택 공직자 마녀사냥 이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지시는 겉으로는 공정성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전형적인 보여주기 행정에 불과하다 며 복잡한 정책 결정 구조를 무시한 채 정치적 메시지에만 집착한 포퓰리즘적 접근 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은 기획, 입안, 검토, 집행 등 전 과정에 걸쳐 전문성과 경험을 요하는 영역 이라며 다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관련 공직자를 배제한다면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겠다는 건가 라고 지적했다.
또 다주택 보유 자체가 불법도, 비위도 아닌 상황에서 단지 자산 보유 형태만으로 정책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 조치 라며 무엇보다 부동산 문제를 다주택자 책임으로 돌리는 대통령 인식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시장 왜곡과 가격 불안은 복합적인 정책 실패의 결과 라고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 이번 지시는 투기 근절을 향한 의지가 아니라 정책 실패 책임을 실무자에게 전가하고 청와대 내부의 모순을 덮으려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임시방편일 뿐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지시는 참모들에게조차 다주택 처분 이라는 실천을 끌어내지 못하자 정책 논의에서만 빠지라 는 식의 비겁한 우회로를 택한 것에 불과하다 며 정책 배제 라는 기이한 꼼수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 참모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 등 총 12명인데, 대통령은 앞으로 국토비서관을 패싱 하고 부동산 정책을 짜겠다는 건가, 아니면 당장 경질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라고 꼬집었다.
그는 본인의 핵심 참모조차 지키지 못할 무리한 기준을 내세워 공직사회를 압박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 이자 보여주기식 정치에 불과하다 며 이 대통령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 기조부터 즉각 재검토하라 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6.3.22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다주택 공직자 배제 지시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책을 설계하겠다는 뜻 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부동산 정책은 다주택자의 시선이 아니라 집 없는 국민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삶을 기준으로 세워져야 한다 며 이렇게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보여주기 정치 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어이없는 일 이라며 국민의힘은 왜 이렇게 과민 반응하냐. 다주택자들이 정책 설계 과정에서 빠지게 되면, 6채를 보유한 장동혁 대표부터 그 논의에서 빠질까 두려운 것이냐 고 꼬집었다.
또 국민의힘은 비난에 눈이 멀어 본질을 흐리지 말라 며 지금 중요한 것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 결정 구조를 만드는 일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이 부동산 문제에 발끈하면 할수록, 그들이 진정으로 지키고 싶은 것은 서민의 주거 안정이 아니라 다주택 기득권이라는 사실만 더욱 선명해질 뿐 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