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RPS 개편·비중 30% 확대 추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5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첫 번째 기본계획을 내놨다. 기존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는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 중심으로 개편하고, 태양광·풍력 보급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을 함께 추진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김성환 장관 주재로 제38차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 3월 개정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마련된 첫 재생에너지 전담 기본계획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보급량을 100GW(기가와트)로 늘리고, 2035년에는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 기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는 37.1GW, 발전 비중은 9.8% 수준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탄소중립과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양대 축 이라고 밝혔다./김성환 장관 SNS(페이스북)
RPS 개편으로 REC 시장 변동성 낮춘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RPS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기존 RPS는 대형 발전사가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발전사가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지 않을 경우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 구조가 REC 가격 변동과 정산비용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고,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을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정부가 원별·연도별 필요 물량을 제시하고,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계약단가 인하 목표도 제시됐다. 태양광은 2026년 kWh(킬로와트시)당 150원에서 2030년 100원, 2035년 80원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육상풍력은 같은 기간 180원에서 120원 이하로, 해상풍력은 330원에서 150원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해상풍력은 장기 입찰 로드맵과 계획입지 제도를 병행한다. 정부가 입지 발굴과 인허가 절차를 사전에 정비해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고, 공동접속설비와 지원항만, 전용 설치선박 확보도 추진한다.
시화·화옹 등 초대형 태양광 입지 발굴
보급 확대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수도권·충청권·강원권 등 계통 여건이 비교적 나은 지역에 10개 안팎의 GW급 태양광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전체 규모는 12GW다.
후보지로는 시화·화옹지구, 평택항, 평택호, 태안·서산 간척지, 석탄발전소 폐지 부지, 경기·강원 북부 접경지역 등이 제시됐다. 접경지역에는 ‘평화의 태양광 벨트’를 조성하고, 석탄발전소 폐지 부지는 재생에너지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산업단지와 공장 지붕, 영농형·수상형 태양광, 도로·철도·농수로 등 유휴공간도 활용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들 정책입지에 44.2GW 규모의 태양광을 집중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신축 시 태양광 설치 의무화도 검토된다. 정부는 산업집적법 개정 등을 통해 신축 공장에 태양광 설치를 유도하고, 설치비 융자와 보증료 지원, 사업 컨설팅, 보험 확대 등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격거리 규제도 손질한다. 재생에너지법 개정 후속 조치로 시행령을 개정해 태양광과 육상풍력의 이격거리 기준을 합리화하고, 주민참여사업 확대와 수용성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한다.
ESS·분산형 전력망으로 계통 병목 대응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부담을 줄이기 위해 ESS 활용도 늘어난다. 정부는 배전망 ESS 설치와 유연접속 확대를 통해 지역 안에서 전력을 생산·저장·소비하는 분산형 전력망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선착순 방식의 계통접속 체계도 바뀐다. 앞으로는 경제성과 공익성 등을 종합 평가해 접속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석탄발전 조기 폐지 시 해당 접속선로를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에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가정과 마을 단위에서는 태양광, ESS, 히트펌프, 전기차,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묶은 패키지 사업이 추진된다. 정부는 에너지제로 주택 실증과 도서지역 재생에너지 전환, 분산에너지 특구 실증을 통해 재생에너지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태양광·풍력, 산업정책으로 육성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전력 공급원뿐 아니라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2025년 연 6GW에서 2030년 10GW 이상으로 확대한다. 풍력 터빈 생산능력은 같은 기간 0.8GW에서 3GW 이상으로 늘린다.
재생에너지 수출 규모는 2024년 4조2000억원에서 2035년 20조원으로 키운다는 목표가 담겼다. 제조, 건설, 서비스 분야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공공사업과 계획입지 사업에는 국산 인버터와 주요 기자재 활용을 확대한다. 태양광 모듈, 태양전지, 풍력 나셀, 해상풍력 케이블 등은 경제안보와 자원안보 관점에서 관리된다.
차세대 기술 개발도 병행된다. 정부는 탠덤셀과 박막형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20MW급 이상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 100MW급 부유식 해상풍력 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추진한다.
지방정부 역할 키우고 주민소득 모델 확산
재생에너지 계획 수립 체계는 중앙정부 중심에서 지방정부 참여 중심으로 바뀐다. 정부는 지역별 에너지전환 계획을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지방정부가 입지 발굴과 보급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앙-지방 에너지 대전환 협의회’도 정례화한다. 지방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성과가 주민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전기차 보조금 우대, 정부지원 사업 가점, 재정 인센티브 등도 검토된다.
주민참여형 모델도 확대된다. 정부는 햇빛소득마을과 바람소득마을을 확산하고, 송전망 주변지역 주민에게 투자 기회와 수익을 제공하는 계통소득 모델도 추진한다.
자가용 태양광 설비에는 별도 인증서인 REGO를 도입한다. 지금까지 공급인증서가 사업용 설비 중심으로 발급됐다면, 앞으로는 자가용 설비에도 재생에너지 사용량 인증서를 발급해 RE100 기업 등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200만 가구를 대상으로 미니 태양광 보급도 추진한다. 공동주택 베란다 등에 300~500W급 설비를 설치해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12차 전기본 수요전망도 병행 논의
이날 에너지위원회에서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요전망안도 함께 논의됐다. 정부는 2040년 전력 목표 수요를 기준 시나리오에서 657.6TWh, 상향 시나리오에서 694.1TWh로 전망했다.
하계 최대전력 목표 수요는 기준 시나리오 131.8GW, 상향 시나리오 138.2GW로 제시됐다.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함께 반영해 전력망과 발전설비 계획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후속 법령 개정, 입찰시장 개편, 지방정부 협력체계 구축 등을 통해 계획 이행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