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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한국와이퍼 집단해고 200명 눈물의 취업 분투기

한국와이퍼 집단해고 200명 눈물의 취업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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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일방적인 사업 청산으로 촉발된 한국와이퍼 노동자 200명 집단 해고는 반월공단뿐 아니라 안산 지역 사회는 물론, 국정감사에서 핫이슈가 될 정도로 큰 충격을 주었다. 일본 덴소 자본이 지배하는 한국와이퍼의 일방적인 사업 재편과 집단 해고에 따른 후폭풍이 잦아들기도 전에 같은해  10월에는 일본 닛토 자본이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공장 전소(全燒)를 이유로 한국옵티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예상처럼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노조원은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벌어졌던 외자계 자본의 일방적인 사업 철수가 30여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와이퍼 노동자의 투쟁은 노조 분회장의 40일이 넘는 단식, 세 차례에 걸친 일본 원정 투쟁과 지난한 교섭을 거치면서 사회적 고용기금인 뚜벅이재단 조성으로 귀결했다. 뉴스에서 드러나는 와이퍼 노동자의 투쟁·성과와는 별개로 한국와이퍼 노동자는 집단 해고 이후 어떻게 살아왔을까? 필자는 뚜벅이재단과 함께 2025년부터 집단해고된 한국와이퍼 노동자의 재취업, 그리고 일하는 실태를 조사해 왔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이 2023년 3월 회사청산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해고 철회 투쟁 보다 더 험난했던 재취업의 역정 15년 넘게 일한 곳인데… 비상 호출이 떨어지면 새벽에도 뛰어갈 정도로 애정 있는 곳이었는데 갑자기 해고? 정말 내가, 우리가 휴지조각, 쓰레기처럼 버려졌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도 떠나질 않아요” 정리해고 통보를 받을 당시의 처참한 감정이었다. 버림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노조를 중심으로 투쟁했고 사회적 고용기금 조성이라는 성과를 낳았지만, 9개월짜리 실업급여 종료 시한이 다가오면서 한국와이퍼 노동자는 일자리를 알아봐야 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생계 압박이 밀물처럼 밀려왔기 때문이다. 몇 번이나 면접을 보려고 했나... 정말로 나이가 50 넘으니까 아무데서도 연락이 안 와요. 취업박람회, 워크넷, ○○몬, ○○○잡, 이력서를 몇십 개를 냈는지 몰라요. 연락이 안 와요” 정말 안 해 본 게 없었어요. 뭐라도 해 보려고 고용 무슨 센터인가 거기하고 안산상공인회의소에서 하는 교육이나 취업박람회, 안 다닌 데가 없어요. 그런데도 연락이 없어요” 나이 때문이다. 한국와이퍼 사업장은 현대차 2차 벤더로 자동차 부품사임에도 여성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장이었다. 필자가 만난 한국와이퍼 노동자의 대부분도 여성 노동자였다. 쉰살을 넘을 정도로 나이가 많은 편이었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이 집단해고를 당한뒤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눈높이를 낮추라”는 얘기였다. 그래서 최저임금만 받을 테니 일만 시켜달라는 와이퍼 노동자의 요구에 반월·시화공단 사장님은 일할 수 있겠어요”라며 면박을 주기 일쑤였다.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였다. 나이 든 분이 몸쓰는 일 할 수 있겠어요” 일할 사람을 구하는 사업주의 이런 얘기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반월·시화공단 제조업체 일자리의 대부분은 작업 현장에서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일이다. 휴게시간, 점심시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잘 지켜지지도 않을뿐더러 짧게는 하루 8시간, 길게는 연장까지 해서 10시간 정도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일해야 한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20대, 30대의 젊은 노동자도 2~3일 만에 추노(推奴, 일하다가 도망간다는 은어)할 정도인데 50 넘은 노동자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앞설 수밖에 없다. ‘노동자를 갈아서 납기를 맞춘다’는 얘기가 제조업 다단계 하청구조의 맨 밑바닥을 차지하고 있는 반월·시화공단 사업체의 작업장 현실이다. 지역 내 사업체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보다는 열악한 노동조건에서라도 일하려는 이주노동자로 대체해 생산·영업을 지속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잘 나간다는 한국 제조업 경쟁력의 밑바닥 현실을 보면 사실상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 울타리에서 보호받아 왔던 와이퍼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한국와이퍼 청산과 함께 사라졌다. 일자리 소개·알선, 이직과 전직을 위한 직업교육 및 훈련을 담당하는 공적 고용서비스는 정확히 노동시장 분단구조에 조응하는 소개·알선과 직업교육에만 머물렀다. 2차 노동시장의 주력 구성원인 중장년 여성 노동자이기에 저임금의 주변부 직종만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것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제일 많이 권했던 게 요양보호사예요. 그리고 청소하는 정리수납자격증. 쉰살 넘은 여자가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종이라고 권유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는데 근로시간이 짧아서 최저임금인데도 월급이 200만원이 안 돼요. 그걸로 어떻게 세 식구가 생활해요? 그래서 다시 생산직 일자리를 알아본 거죠” 이주노동자들과 경쟁하게 만드는 열악한 노동환경 고용노동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적 고용서비스를 통해 취업하지 못한 노동자는 결국 유료직업소개소나 파견·용역업체 등 이른바 인력업체로 갈 수밖에 없다. ‘생계’가 걸려 있어 빨리 취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쿠팡 알바에서부터 일용파견, 소사장 업체 등 다양한 형태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버텨 왔다. 하지만 업체를 통해 일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나이도 있지만 열악한 일자리를 놓고서 젊은 이주노동자와 경쟁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열악한 노동조건이기에 상대적으로 젊은 노동력을 선호하는 사장님의 선택은 당연히 이주노동자로 귀결한다. 겉보기에는 경쟁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역 내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해요.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만들어 주고서 일을 시켜야지, 정말이지 터무니없는 근로환경에서 일하라고 하니 내국인은 기피하고 결국 돈 벌러 온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채우는 거죠. 그러다 다치고 죽는 거고. 그런데도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식의 얘기만 늘어놓고 있으니…” 중간착취, 편법 고용, 산재 미처리… 필자가 이전 글에서도 썼던 것처럼 업체를 이용해 일하는 과정에서 중간 착취, 실제 근로자인데 자영업자인 ‘가짜 3.3 노동자’로 만들어 세금 탈루 문제 야기, 반강제 소개·파견, 산재 미처리 등 다양한 문제점도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나아가 사용사업체에 의해 지역 내 일용파견 형태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사용이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일용파견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간을 사실상 수습 기간으로 설정해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워크넷 구인광고를 보고서 찾아 갔더니 무조건 1년은 소싱업체(인력업체)를 이용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소싱업체에 가서 근로계약서를 쓰고, 지금 ○○에서 일하고 있는 거예요. 몇 개월도 아니고 어떻게 1년씩이나 업체를 통해서 일하라고 하냐, 왜 그러냐 물으니까 일종의 수습이래요. 무슨 수습이 1년이나 해요? 그것도 업체 끼고서. 어이가 없는 거죠.” 1년 동안 근태와 업무 능력을 보고서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불만이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쳐서 산재처리를 요구한다는 것은 곧 해고를 의미한다. 위에 언급한 노동자는 산재를 당했지만 공상처리를 했다. 어렵사리 취업한 한국와이퍼 노동자에게는 어떤 노동현장이 펼쳐졌을까? 간신히 근로기준법 맞춘 와이퍼 노동환경이 천국이었다 집에서 쓰는 락스 원료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는데 냄새도 정말 심하지만 컨베이어 돌아가는 게 눈이 획획 돌아가요. 와이퍼 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와이퍼 출신이라면서 이 정도도 못하냐’는 비아냥 듣기 싫어서 정말 악착같이 버티고 있어요” ○○금속에 들어가서 일을 했는데 왼손으로 조그만 파이프를 넣고 오른손으로 사출되는 파이프를 뽑는 일이었어요. 파이프를 뽑을 때 힘 줘서 파이프를 뽑아야 되는데 같은 동작만 3개월 하니까 어깨에 오십견이 왔어요. 너무 아파서 다른 일자리로 옮겨 달라니까 그만두라고 하더라구요, 너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고” 한국와이퍼에서 하루에 3000개 넘는 와이퍼를 조립하고 검사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전제로 단순 계산을 하면 시간당 375개, 분당 6.25개의 와이퍼를 조립하고 검사하는 일이었다. 노동조합이 있었기에 휴게시간, 점심시간이 지켜지고 휴게실이 마련되고 근골격계를 야기하는 공정을 개선하고, 환기설비와 프레스 안전장치가 설치되고, 방음 귀마개가 지급될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반월·시화공단 사업장의 작업장 현실은 ‘와이퍼 있을 때가 천국이었구나’는 읊조림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열악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었다.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은 반월·시화공단에서 한국와이퍼 작업장이 무슨 대단한 곳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와이퍼 노동조합이 사측에 요구한 것은 모두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법 조항을 지켜달라는 것뿐이었다. 영세기업 노동자에게 절실히 필요한 초기업적 노동조합 10년 넘게 일해 온 작업장, 비상이 발령되면 새벽에라도 뛰어갔던 일터인데 200명 넘는 노동자가 한순간에 정리해고 되었다. 2021년 10월, 고용안정협약을 맺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노동조합과의 약속을 덴소 자본은 헌신짝처럼 버렸고 그 결과로 한국와이퍼 노동자는 북풍한설처럼 차가운 노동시장 현실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한국와이퍼 노동자는 노동조합이라는 방패막이가 없는 작업장 현실을 목도하면서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중요성 또한 절감하고 있다. 뚜벅이재단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반월·시화공단 전체의 노동조건 개선 즉 바닥을 끌어올리는 작업, 결국 공단을 아우르는 초기업적 노동조합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남아 있는 반월·시화공단 노동조합과 필자와 같은 노동연구자에게 남겨진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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