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감사, BYD는 회피… 니켈 공급망 전략 재편 본격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기준 강화로 니켈 광산의 환경·인권 리스크가 산업 전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출처 = Unsplash
완성차 업체들의 니켈 공급망 전략이 재편되고 있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니켈 채굴 과정에서 산림 파괴와 인권 침해 문제가 반복되자 완성차와 투자자들이 공급망 통제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켈 수요 두 배로 뛰는데… 인도네시아 리스크 집중 심화
원인은 수요 급증과 공급 편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2024년 생산량은 2015년 대비 16배로 늘었다. 채굴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면서 환경 부담도 함께 몰리고 있는 셈이다.
채굴 방식 자체도 리스크다. 니켈 함량이 낮은 광석일수록 같은 양을 생산하기 위해 더 넓은 토지가 필요하다. 레인포레스트 파운데이션 노르웨이(RFN)는 EU 전기차 정책만으로도 25년간 하루 축구장 18개 규모의 열대우림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장에서는 문제가 이미 현실화됐다. 환경단체 마이티 어스(Mighty Earth)와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일부 기업이 산림을 불법 개간하고 원주민 동의 절차를 무시했으며 식수 오염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용자산 4조5000억달러(약 6660조원) 규모 주요 기관투자자 36곳은 완성차 기업들에 공급망 실사 강화를 요구했다. 니켈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훼손과 인권 문제가 브랜드 가치 훼손과 규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공급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판매 자체가 제한될 수 있어, 원재료 조달 문제가 곧 매출과 직결되는 구조다. 니켈 문제가 평판을 넘어 투자 리스크로 전환된 것이다.
완성차 전략 갈린다… 감사·통제 vs 니켈 회피
투자자 압박이 거세지자 완성차 기업들의 대응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먼저 공급망 직접 관리 전략이다. 테슬라(NASDAQ: TSLA)는 인도네시아 공급망에서 28차례 현장 감사를 진행하고, 2024년 배터리에 투입된 니켈의 49%를 재활용 원료로 조달했다. 포드(NYSE: F)는 2022년부터 니켈 공급망 실사를 시작해 2026년 업계 책임조달 평가 1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XETRA: MBG), 폭스바겐(XETRA: VOW3), BMW(XETRA: BMW)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니켈 공동 프로그램을 출범시켜 지역사회 의료 지원과 수생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리스크 회피형 전략도 있다. GM(NYSE: GM)은 2025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투자자 압력 감소와 그린워싱 소송 리스크 확대 속에서 일부 미국 기업이 공시를 축소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공급망 관리보다 공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BYD(HKEX: 1211)는 접근 자체를 바꿨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전환해 니켈 의존도를 낮췄다. 중국에서는 해당 배터리가 전기차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2025년에는 전 세계 시장에서도 니켈 계열 배터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유럽 완성차들이 감사와 추적으로 공급망을 조이는 동안, 중국은 기술로 리스크를 우회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IRMA냐 CSMI냐… 광산 기준이 시장 접근권을 결정한다
직접 관리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은 기준을 충족한 광산을 선별해야 한다. 협력업체로서는 완성차가 어떤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원자재와 공급망이 달라질 수 있다.
책임광업보증이니셔티브(IRMA)는 시민단체와 원주민,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광산 개발 제한 구역 설정과 독립 감사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환경과 인권 기준을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2024년 출범한 통합표준광업이니셔티브(CSMI)는 구리마크(Copper Mark), 캐나다광업협회(MAC), 국제광업금속협의회(ICMM), 세계금협의회(WGC) 등 산업 단체가 주도하며 향후 수백 개 광산으로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노르게스 방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NBIM)는 지난해 9월 프랑스 광업기업 에라메(EPA: ERA)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인도네시아 웨다베이 니켈 광산에서 환경 훼손과 원주민 인권 침해에 연루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로이터는 저탄소 전환이 막대한 원자재 수요를 동반한다”며 에너지 전환이 새로운 지속가능성 과제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