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께 건네는 봉투 속에 담긴 살가운 정, 맞돈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숨결을 살려 마음의 결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맞돈
그림 속, 고즈넉한 한옥 마당 위로 뉘엿뉘엿 지는 노을이 온 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정갈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아들 내외가 무릎을 굽혀 공손히 봉투를 건네고, 이를 받아 든 노부부의 얼굴에는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인자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곁에서 손을 모으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까지 더해지니, 이보다 더 구순하고 화목한 풍경이 있을까 싶네요. 부모님 손에 쥐여 드린 저 두툼한 복주머니 속에는 단순히 물질적인 가치를 넘어, 자식의 평안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그 은혜에 보답하려는 자식의 지극한 효심이 가득 차 흐르는 듯합니다.
현금 이나 현찰 대신 부려 쓰는 맞돈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이 가장 선호하시는 선물이 봉투 라는 기별을 들으며, 우리가 평소 무심코 쓰는 한자말 현금 이나 현찰 대신 쓸 수 있는 정겨운 토박이말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마음속에 되새길 말은 맞돈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맞돈 을 물건을 사고팔 때 그 자리에서 직접 치르는 돈 이라고 풀이합니다. 우리는 흔히 현금 이나 들온말인 캐시(Cash) 에는 익숙하면서도, 정작 우리 토박이말인 맞돈 은 낯설고 어렵게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그림 속 풍경처럼 소중한 마음을 그 자리에서 직접 전할 때 쓰는 이 말이야말로,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충분히 생생하게 살아 숨 쉴 수 있는 맛깔스러운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맞돈 의 맛과 멋을 전해 주세요
제가 이렇게 품과 시간을 들여 토박이말을 소개하는 까닭은 단순히 한자말을 멀리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 어른들에게서 많이 멀어진 이 고운 말들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부터 알뜰하고 넉넉하게 가르쳐 주자는 것입니다. 토박이말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고 부려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 죽어가는 말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싹을 틔우고 뿌리 내리는 살아있는 말로 가꾸어 나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버이날, 아버지 어머니께 맞돈이 담긴 봉투를 전해 드리는 그 손길에 살가운 마음을 듬뿍 얹어 보세요. 밥은 드셨어요? , 어디 아픈 데는 없으세요? 라는 짧은 한마디가 그 어떤 두툼한 봉투보다 어버이 가슴에 더 깊은 울림을 줄 것입니다. 최고의 선물은 맞돈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을 마련하기까지 애쓴 자식을 대견해하는 부모님의 마음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여러분의 살가운 정성일지 모릅니다.
[마음 나누기]
현금 이라는 딱딱한 한자말 대신 맞돈 이라는 정겨운 우리말을 써보니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어버이날인 오늘, 맞돈 봉투와 함께 부모님께 꼭 전하고 싶은 살가운 말 한마디 가 있다면 댓글로 나누어 주세요. 여러분의 따뜻한 공유가 우리말의 뿌리를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한 줄 생각]
어버이날 최고의 선물은 맞돈이 아니라 당신의 살가운 마음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맞돈
뜻: 물건을 사고팔 때 그 자리에서 직접 치르는 돈. (비슷한말: 현금, 현찰)
보기: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드릴 맞돈을 정성껏 봉투에 담았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