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탈을 쓴 검은 커넥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종교가 정치의 영역에 들어오는 순간, 사회적 신뢰는 붕괴된다.
최근 통일교와 신천지를 향한 검찰의 수사와 특검 논의는 단순히 ‘이단 종교의 일탈’을 규명하는 차원을 넘어섰다. 대규모 신도 조직을 병기로 삼아 정치권의 심장부까지 침투한 이들의 행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종교-권력-자금의 결탁 구조에 얼마나 취약하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들 종교 단체의 정치 개입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 원칙인 1인 1표의 ‘평등 선거’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한다. 종교적 신념을 매개로 신도들에게 특정 투표를 유도하고 조직적인 정당 가입을 지시하는 순간, 선거는 민의의 반영이 아닌 ‘집단적 왜곡’의 장으로 변질된다. 이는 국민주권의 원리를 침해하는 행위이자, 시민의 참정권을 조직적으로 유린하는 명백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가 공공성의 훼손이다. 통일교의 정치 로비 의혹과 신천지의 정당 침투는 국가의 정책 결정 과정이 특정 종교 집단의 사익을 위해 오염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가의 자원과 권력이 공공의 이익이 아닌 특정 종교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동원된다면, 그 국가는 더 이상 국민의 것이라 할 수 없다.
종교가 정치의 영역에 들어오는 순간, 사회적 신뢰는 붕괴된다. 세속 정치의 비판과 감시 바깥에 존재하는 ‘종교적 신성함’이 권력의 도구가 될 때,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 시스템은 마비되면서, 투명해야 할 정치 과정은 불투명한 종교 자금과 은밀한 거래로 뒤덮이고, 시민들은 정치 전반에 대해 깊은 냉소와 불신을 갖게 된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소중한 가치지만, 그 자유가 민주주의 시스템을 잠식하는 무기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정치권과 공권력이 이제라도 칼을 뽑아 든 것은 다행이라 여겨지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정교유착의 검은 고리를 끊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