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에도 구글 검색 데이터? …EU 규제에 개인정보 노출 논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EU의 구글 검색 데이터 개방 추진이 개인정보 보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 출처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구글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유럽연합(EU)의 규제가 오히려 개인정보 보호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이터는 5일(현지시각) 구글 측이 EU 경쟁 당국에 데이터 공유 조치의 개인정보 침해 위험을 직접 경고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EU는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구글이 검색 순위·검색어·클릭 기록 같은 데이터를 경쟁 검색엔진과 AI 챗봇 업체에 공유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구글 검색 시장 지배력을 낮추고 AI 검색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AI 검색업체에도 구글 검색 데이터 개방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구글(NASDAQ: GOOGL)에 검색 데이터 공유 관련 예비 조치를 통보했다. 검색 순위, 사용자 검색어, 클릭 기록, 콘텐츠 노출 데이터 등을 경쟁 서비스에도 제공하라는 내용이다. 현재는 이해 당사자 의견 수렴과 이행 방식 조율이 진행 중이며, 최종 이행 조치는 오는 7월 확정될 예정이다.
집행위는 공정·합리·비차별(FRAND) 원칙에 따라 경쟁 서비스라면 누구든 동일 조건으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 우위를 AI 검색 시장까지 이어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적용 대상이다. 집행위 초안은 기존 검색엔진뿐 아니라 온라인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AI 챗봇 형태 서비스도 수혜 대상에 포함했다. 오픈에이아이(OpenAI) 같은 AI 검색·질의응답 업체들도 구글이 수십 년간 축적한 핵심 검색 데이터에 접근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검색 데이터는 AI 검색 서비스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이용자가 어떤 검색 결과를 클릭하고 얼마나 머무는지, 어떤 답변을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구글 검색 데이터 개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AI 검색 경쟁으로 확산되는 배경이다.
2시간 만에 재식별”…구글 공개 반격
구글은 EU 집행위원회가 요구하는 익명화 방식만으로는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 AI 연구 조직의 세르게이 바실비츠키(Sergei Vassilvitskii)는 6일(현지시각) EU 경쟁 당국자들과 만나 데이터 공유 조치의 위험성을 직접 경고했다.
바실비츠키는 로이터에 집행위의 익명화 방식은 유럽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못한다”며 구글 내부 검증 과정에서 2시간도 안 돼 사용자를 재식별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구글 측에 따르면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검색어, 위치 정보, 디바이스 환경, 클릭 패턴 등을 조합할 경우 형식적으로 익명화된 데이터에서도 특정 개인 식별이 가능해질 수 있다.
특히 검색 데이터에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동 경로, 소비 성향, 정보 탐색 패턴 등이 축적돼 있어 AI 분석 기술과 결합될 경우 재식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게 구글 측 주장이다.
구글은 집행위와 협력해 더 강한 안전장치를 설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경고를 구글과 EU 간 갈등 과정에서 나온 가장 강력한 공개 반박”이라고 평가했다.
DMA·GDPR 충돌 가능성 수면 위로
이번 논란은 경쟁 촉진을 목표로 한 디지털시장법(DMA·Digital Markets Act)과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 AI 시대 들어 충돌할 가능성을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검색 데이터를 개방하면 경쟁 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익명화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GDPR이 지켜온 개인정보 보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집행위는 이해 당사자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7월 27일까지 최종 이행 조치를 확정할 예정이다. 구글이 이를 거부하면 글로벌 연간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넘어선 4028억달러(약 587조원)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최대 과징금 규모는 약 403억달러(약 59조원)에 달한다.
미국 정부와 의회 공화당 인사들은 DMA가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올해 들어 EU의 디지털 규제와 디지털세 정책을 해외의 갈취(overseas extortion)”라고 표현하며 관세 대응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3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EU 디지털 규제에 대해 관세와 무역법 조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