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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기자됐나 KBS 기자, 광고협찬 영업 나설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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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 사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을 본업으로 삼는 기자에게 곤혹스러운 순간이 있다.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취재원에게 아쉬운 소리 해야 할 때다. 광고나 협찬 요청이다. 어제까지 기세등등하게 비판의 칼을 들이대다가 갑자기 광고 협찬 부탁을 하게 되면 순식간에 ‘갑을 관계’가 뒤바뀐다. 기자로서는 자존심을 구기는 정도가 아니라 직업에 대한 회의감마저 느끼게 된다. “내가 이러려고 기자 됐나?”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 우리나라 언론사에서 월급 받고 사는 기자들은 대부분 한 번쯤 이런 일을 겪어봤을 일이다. 특히 주요 광고주인 대기업이나 정부 부처 출입을 담당하는 기자들에겐 피할 수 없는 업무의 하나다. 일부 언론사는 아예 광고 협찬 부탁을 잘할 만한 기자를 광고예산이 많은 정부 부처나 대기업 출입기자로 보낸다. 신생 언론사들은 광고 예산이 많은 부처에 출입기자를 파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로비도 한다. 만성 경영난에 시달리는 지역 언론사들은 기자가 기사 작성보다는 광고 영업에 더 열심인 경우도 많다. 기자가 본업이 아닌 광고 협찬 끌어오기 업무까지 해야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언론사의 수익구조 때문이다. 우리나라 언론사들의 대부분이 전체 수입 중 광고 수입 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건 다 알려진 사실이다. 2022년 우리나라 신문사들(인터넷신문 포함)의 전체 매출에서 광고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절대적이다. 그 다음 비중이 높은 구독 수입은 13%에 불과하다. 방송의 경우 광고 수입의 비중이 29.5%로 신문의 절반 정도이지만, 역시 수입 항목 중엔 가장 높은 비중이다. 방송 매출 구성을 보면 광고 수입 다음으로 프로그램 판매수입 20.9%, 협찬수입 12.5% 등이다(한국언론연감 2023).  광고 협찬 수입이 언론사를 먹여살리는 주 수입원이다 보니 언론사는 광고 협찬 끌어오기에 목을 걸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언론사에는 광고 협찬 영업을 전담하는 부서와 직원이 따로 있다. 광고 협찬 전담 부서(광고국 등) 소속의 직원들은 기업 간부들이나 정부 부처 공무원들에게 평일 저녁엔 식사 접대, 주말에 골프 접대로 언론사를 먹여 살리고 있다. 광고 협찬 전담 직원이 따로 있는데 왜 기자가 자존심 구기며 그 일을 해야 할까? 출입처에서 갖는 기자의 힘 때문이다. 기자는 비판적인 기사로 출입처를 ‘조질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 기자들이 흔히 쓰는 속된 말 중에 ‘기사를 엿바꿔먹었다’는 말이 있다. 기자가 낮에 열심히 취재해서 출입처를 비판하는 기사를 썼는데 밤중에 윗선에서 그 기사를 출입처 광고와 맞교환했다는 뜻이다. 전날 자신이 쓴 기사가 다음날 아침에는 사라진다. 기자에게는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설마 이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언론계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다. 경제지나 지역신문의 경우는 더 심하다. 기자가 취재하는 도중에 광고주인 출입처로부터 취재를 중단하거나 비판 강도를 낮춰주면 대신 광고를 주겠다(그렇지 않으면 광고를 안 주겠다)는 요청(또는 협박)을 받기도 한다.    미디어스 홈페이지 갈무리  우리나라 언론사들에게 최대 광고주가 삼성이라는 사실도 이미 잘 알려져있다. 삼성이 한번 재채기하면 언론사들은 꽈당 넘어질 정도다. 삼성이 광고를 중단하는 바람에 기자들 월급을 주지 못했다는 언론사도 있다. 그러니 언론사들이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질 수 밖에!  주류 언론에서조차 삼성에 비판적인 기사가 거의 없는 이유다. 광고를 받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언론사만이 삼성을 비판할 수 있다. 언론 권력이 자본 권력을 이기지 못하는 시대인 것이다. 정부도 연간 1조 원 이상의 광고를 한다. 기업처럼 비판 언론에 광고를 끊거나 갑자기 줄이지는 않지만 정부도 덜 비판적인 언론에 광고를 하고싶어 한다. 특히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같은 편인 ‘보수’ 언론들은 정부 광고를 더 많이 받고, 비판적인 언론들은 배를 곯게 되는 상황이 벌어져왔다. 그렇다면 민주당 정부로 바뀌면 ‘진보’ 언론들이 정부의 광고 수혜를 받았을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정부 광고 수주 1위는 늘 ‘보수’ 언론들이었다. 기자들에게 광고 협찬 영업은 기자로서 자존심을 흔드는 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언론의 품질과 신뢰를 떨어뜨리는 저널리즘 훼손의 문제이기도 하다. 언론사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광고주를 기자가 비판하면서 동시에 광고 영업을 할 순 없다. 광고 협찬 영업을 하다보면 기자의 비판의식은 둔해질 수 밖에 없다.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공영방송 KBS가 최근 기자들에게 ‘광고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기자가 광고를 유치하면 광고 금액의 3%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1억 원 짜리 방송 광고를 받아오면 300만 원의 용돈을 벌 수 있는 짭짤한 ‘알바’다.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스’ 보도에 따르면 박민 사장의 KBS는 이달 초 사내 공지를 통해 “수익 증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인센티브’ 제도를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정권의 갑작스런 수신료(시청료) 분리징수로 수신료 수입이 줄어들고 경영이 악화되자 기자, PD들을 포함한 전 직원들에게 광고 협찬 영업을 독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디어스 홈페이지 갈무리 공영방송 KBS의 매출 구성을 보면 크게 수신료, 광고, 프로그램 판매수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 수신료는 전체의 48%를 차지해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다. 윤석열 정권이 박민 씨를 사장으로 내려보낸 뒤 수신료 분리징수를 밀어붙이자 징수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부족한 수신료 수입을 기자, PD까지 동원해 광고 협찬 수입으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제 공영방송 KBS 기자도 사영 언론사 기자들처럼 출입처에서 광고 협찬 영업에 나서야 할 판이다. 공영방송 KBS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국민 전체의 이익 혹은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언론이다.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는 ‘국민의 방송’에서 ‘박민의 방송’으로 변신했다. 매일 밤 9시에서 ‘땡윤뉴스’를 아무렇지 않게 보도하고 있다. 국민이 아닌 권력의 입, 즉 ‘관영방송’으로 전락한 데 이어 이제 공영방송 기자가 광고주 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광고 협찬 영업을 하게 생겼다. ‘박민의 방송’을 막아내지 못한 KBS의 운명이라고 외면하기엔 너무 심각한 문제다. 광고 협찬 영업에 나서다가 무너질 KBS 기자들의 자존심보다 공영방송을 잃어버린 국민들의 불행이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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