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030년 기후목표 실패할 가능성 높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독일의 정부 기후 자문가들이 독일이 2030년 온실가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새로운 정책 조치를 촉구했다.
독일 정부의 기후 자문기구인 기후변화 전문가 위원회는 독일의 2030년 온실가스 목표인 1990년 대비 배출량의 65%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며 유럽 전문 매체 유랙티브(EURACTIV)가 지난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운송과 건물 등 부문에서 감축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독일, 2030년 목표 달성 어려워…
이전 연구 결과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평가
지난 3월, 로버트 하벡 독일 기후보호부 장관은 연방환경청(EBA)의 자료를 인용해 독일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연방환경청에 의하면, 독일의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 대비 10.1% 감소했다.
독일의 정부 기후 자문가들이 독일이 2030년 온실가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새로운 정책 조치를 촉구했다./Unsplash
하지만 기후변화 전문가 위원회는 연방환경청의 추정치가 거의 모든 경제 부문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지적하며, 독일이 2030년 이후에도 궤도에 오르지 못할 것이며, 2045년까지 기후 중립국이 되겠다는 목표도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2023년 예산 위기로 국가 산업 전환 기금이 600억 유로(약 89조 4000억 원) 가량 감소한 것을 연방환경청의 예측에 오류가 생긴 이유로 들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대해 한스-마틴 헤닝 기후변화 전문가 위원회 위원장은 “추가 조치의 적기 시행을 검토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개정된 독일 기후 보호법, 감축 목표 달성에 효과 있을지 논란 계속돼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독일이 개정된 기후 보호법을 도입한 이후 나왔다. 개정안은 수개월간의 논쟁 끝에 독일 여당인 사회민주당-녹색당-FDP 연합에 의해 합의됐다.
개정안은 개별 경제 부처가 각자의 부문에서 탈탄소화를 책임지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한다. 즉, 운송과 교통 등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서 누락된 부문이 전력 등 감축 목표를 초과한 부문에 의해 충족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개정된 기후 보호법은 경제의 개별 부문에 대해 엄격한 배출 한도를 설정한 이전 법안에 비해 각 책임 부문에 유연성을 제공한다. 개정 전에는 기후변화 전문가 위원회가 경제 부문이 법적 한계를 초과했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분야를 담당하는 부처는 3개월 이내에 배출량을 신속하게 줄일 수 있는 조치를 파악하는 복구 계획을 마련해야 했다.
이제 기후변화 전문가 위원회는 각 부문의 전년도 데이터를 소급하여 평가하는 대신, 경제의 모든 부문에 걸쳐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다년간의 누적 예측치를 준비할 예정이다. 2년 연속 채택된 목표치에 비해 감축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분석이 나와야 정부 전체가 복구 계획을 채택할 의무가 생긴다.
개정안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으로의 전환은 개별 부처의 배출 감축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책임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반면, 개정안을 지지하는 여론은 "각 경제 부문의 성격이 다르고, 부문별로 배출 수준을 줄이기 위한 기술 솔루션의 가용성이 다르기 때문에 유연한 접근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기후변화 전문가 위원회가 2025년에도 여전히 배출량 감축이 궤도를 이탈하고 있음을 확인할 경우, 기후 보호법은 2030년 목표에 대한 시정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기후 싱크탱크 아고라 에네르기벤데(Agora Energiewende)는 “2025년 예산 협상을 고려할 때, 여당인 사회민주당-녹색당-FDP 연합이 기후 분야에 대한 미래 투자를 시급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독일, EU 목표 달성에도 문제
또한 독일은 EU의 기후 목표인 노력 분배 규정(ESR,Effort-sharing framework)도 달성할 의무가 있다.
EU는 지난 2018년, 노력 분배 규정을 채택해 국가별로 경제 부문에 대한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할당했다. EU는 운송 및 건물난방 등 배출량 감축이 어려운 부문의 목표치 대부분을 독일 등 부유한 국가에 부여했다.
노력 분배 규정에 따라 독일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배출량을 50% 감축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궤도에 올라와 있지 않다.
노력 배분 규정에 따라 기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국가는 먼저 기후 목표를 달성한 국가에 유럽 배출권 거래제(ETS)를 통해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문제는 노력 분배 규정 목표 달성 궤도에 올라 있는 EU 국가가 많지 않기 떄문에, 수요 압박 속에 인증서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독일 기후변화 전문가 위원회는 2032년부터 인증서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운송 및 건물난방 부문에서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증가된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